

안녕하세요! 10살 첫째부터 6살 넷째까지, 북적북적 네 남매를 키우는 다둥이맘입니다. ^^ 아이들 키우면서 직장 다니기가 쉽지 않아 집에서 블로그도 하고, 온라인으로 아기자기한 육아템도 판매하면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오늘도 막내 녀석이 밤새 열이 펄펄 끓다가 겨우 잠들었네요. 끙끙 앓는 아기를 보면 정말이지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 우리 엄마 아빠들은 다 똑같죠? 그런데 아픈 것보다 더 속상한 순간이 꼭 찾아오더라고요. 바로… 아프고 나서 밥을 전~혀 안 먹을 때!!
“아이가 아프고 나서 이유식을 쳐다도 안 봐요. 이대로 괜찮을까요?” “분유만 찾는데, 그냥 분유만 줘도 될까요?”
정말이지 애간장이 타들어 가죠.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여야 힘내서 병균이랑 싸울 텐데, 아이는 이유식 그릇만 보면 고개를 홱 돌려버리니… 저도 첫째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답니다. 하지만 네 명을 키우다 보니 알게 된 사실! 이건 아이가 보내는 아주 자연스러운 ‘회복 신호’라는 걸요. 오늘은 저의 찐경험과 전문가의 조언을 버무려, 아픈 아기의 이유식 거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릴게요!



왜 아프고 나면 입을 꾹 닫을까요? - 우리 아기 몸의 신호!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이유식을 거부하면 ‘혹시 내가 만든 이유식이 맛이 없나?’, ‘벌써 편식이 시작됐나?’ 별의별 걱정이 다 들죠.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답니다. 아기의 몸이 보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소화기관도 ‘휴식’이 필요해요!
우리 어른들도 몸살감기 심하게 앓으면 입맛이 뚝 떨어지잖아요? 아기들은 오죽할까요. 아기가 아프면 우리 몸의 모든 에너지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전투 모드’에 돌입해요. 이때 소화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활동은 잠시 ‘일시정지’ 시킨답니다. 몸이 “지금은 먹는 것보다 회복이 먼저야!”라고 외치는 거죠.
특히 고열이 나거나 항생제를 복용한 후에는 위 점막이 예민해지고 위산 분비가 불규'칙해져요.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영유아기 급성 위장염 후 약 15%의 아이들이 일시적인 유당불내증이나 소화 기능 저하를 경험한다고 해요. 평소 먹던 양도 소화시키기 버거워지는 거죠. 그러니 이유식 거부는 단순한 떼쓰기가 아니라, ‘엄마, 나 아직 음식 받을 준비가 안 됐어요!’하는 똑똑한 신호랍니다.
‘기력 저하형 식욕부진’, 들어보셨나요?
네 아이를 키우면서 보니 감기나 장염을 앓고 나면 꼭 찾아오는 손님이 있더라고요. 바로 ‘기력 저하형 식욕부진’이에요. 이건 질병으로 인해 소화기관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뚝 떨어진 상태를 말해요. 특히 위장 기능이 약해져서 차가운 음식이나 고기, 생선처럼 질감이 단단하고 소화에 부담이 되는 음식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일 수 있어요.
이때 ‘아프니까 더 잘 먹어야 해!’라는 생각에 억지로 고기 이유식을 들이밀면 어떻게 될까요? 저희 둘째가 그랬는데, 억지로 먹였다가 분수처럼 토하고 그 뒤로 한동안 숟가락만 봐도 울음을 터뜨렸답니다. ㅠㅠ 이 시기에는 단백질 보충보다 기운을 보충하고 소화를 돕는 부드러운 음식으로 속을 달래주는 게 먼저예요!
마음이 아파서 밥도 싫어요 - 심리 & 감각의 변화

아기의 이유식 거부는 단순히 몸의 문제만이 아니에요. 아팠던 경험이 아기의 마음과 감각에도 영향을 미친답니다.
아팠던 기억, 음식과 연결되다니!
아플 때 억지로 쓴 약을 먹었던 기억, 속이 안 좋아 토했던 기억… 이런 불쾌한 경험이 음식과 연결될 수 있어요. 특히 자기주장과 기억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생후 8개월에서 2세 사이에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요. “아플 때 먹었던 음식 = 불편하고 싫은 기억”이라는 공식이 생겨버리는 거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분위기 전환’이 특효약이에요!
- 새로운 식기 사용하기: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그릇이나 새로운 숟가락을 사용해보세요.
- 장소 바꿔보기: 늘 앉던 식탁 의자가 아니라 거실 매트 위에서 피크닉처럼 먹어보거나, 엄마 무릎에 앉아서 먹어보는 것도 좋아요.
- 언어 바꿔보기: “밥 먹자!”라는 명령 대신 “우와~ 엄마랑 같이 맛있는 거 맛볼까?”, “딱 한입만 냠!”처럼 놀이처럼 접근해보세요. 엄마가 먼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기는 안심하고 경계를 푼답니다. ^^
맛을 느끼는 감각이 달라졌어요!
감기 걸리면 코가 꽉 막혀서 무슨 맛인지 하나도 안 느껴지잖아요. 아기들도 똑같아요! 열이 나거나 코가 막히면 맛을 느끼는 혀의 미뢰 세포가 일시적으로 둔해져요. 평소 좋아하던 이유식도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죠.
오히려 후각은 더 예민해져서 평소에는 몰랐던 고기 누린내나 채소의 풋내가 아기에게는 아주 강하고 역하게 느껴질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아프고 난 후의 회복기 이유식은 향이 강하지 않은 재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 재료: 감자, 단호박, 쌀처럼 순하고 단맛이 나는 재료 위주로 시작하세요.
- 온도: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체온과 비슷한 36~37℃ 정도로 맞춰주면 아기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요.
- 방식: 여러 재료를 섞기보다는 “오늘은 감자 맛만 느껴볼까?”처럼 한 가지 재료의 맛에 다시 익숙해질 시간을 주세요.
아픈 아기 회복 솔루션! 뭘 어떻게 먹여야 할까요?

자, 그럼 이제 실전입니다! 아픈 아기, 그리고 막 회복하기 시작한 아기를 위한 단계별 식단 솔루션을 알려드릴게요. 이건 제가 네 아이에게 모두 써먹었던 방법이니 믿으셔도 좋아요!
1단계: 수분과 기본 영양 공급 (분유/모유 OK!)
아이가 이유식을 완강히 거부하는 초기 1~3일 정도는 절대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이 시기에는 탈수가 오지 않도록 수분을 공급하고, 최소한의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때 최고의 해결사는 바로 분유 또는 모유 입니다.
분유나 모유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균형 있게 들어있어 며칠간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오히려 억지로 이유식을 먹여 구토나 설사를 유발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답니다. 보리차나 배즙을 조금씩 먹여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단계: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으로 천천히 시작하기
아이가 열이 내리고 컨디션을 조금씩 회복하면, 아주 부드러운 미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시도’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에요. 한 숟가락만 먹어도 폭풍 칭찬을 해주세요!
- 추천 미음류: 쌀미음, 감자미음, 단호박미음 (소화 효소가 풍부하고 맛이 달달해서 아기들이 잘 받아들여요)
- 추천 과일류: 익힌 배, 사과 퓌레, 으깬 바나나 (섬유질이 부드러워 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요)
- 추천 채소류: 푹 익힌 애호박, 당근, 감자
유산균을 함께 먹여 장내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도 식욕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육아 선배맘의 마지막 조언: 이건 경쟁이 아니에요!

가끔 맘카페나 SNS를 보면 ‘우리 아기는 아픈데도 이만큼 먹어요’, ‘이렇게 하니 바로 잘 먹어요’ 같은 글들을 보게 되죠. 그런 글을 보면 ‘나는 뭘 잘못하고 있나?’ 자책하게 되고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엄마, 아빠! 이유식은 아기의 발달 속도에 맞춰가는 긴 여정이지, 옆집 아이와 경쟁하는 달리기가 아니에요. 아기가 며칠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성장이 뒤처지는 것도, 엄마의 사랑이 부족한 것도 절대 아니랍니다.
네 명의 아이를 키우며 수십 번의 감기와 장염, 수족구를 겪어보니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건강하게 회복하고 나면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왕성한 식욕을 되찾는다는 것을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라, 아기의 몸과 마음이 회복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믿음과 사랑이에요.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다시 식탁으로 돌아올 큰 힘을 얻을 거예요. 이 세상 모든 엄마, 아빠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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